KB 손해보험 배구단의 두 얼굴
2016-02-18 Hit : 18161
KB 손해보험 배구단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쉽게 지지 않는 팀 그리고 쉽게 무너지는 팀. 얼마 전 상위권 팀 대한항공,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대다수의 예측을 뒤집으며 승리를 거두었던 KB 손해보험 배구단은 이후 연속 두 경기 3:0으로 셧아웃 당했다. 네 경기 스타팅 멤버는 변화가 없었지만 팬들이 느끼기에는 마치 서로 다른 팀 같았다.
5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 팀의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득점을 하면 모여서 칭찬했고 범실을 하면 모여서 사과했다. 코트 안에 6명이 따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마치 자동차의 부품들처럼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2월 17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KB 손해보험의 에이스 마틴은 경기장에서 웜업존에서 경기를 봐야했다. 초반 경기가 풀리지 않자 불만 가득한 언짢은 표정을 내비친 것이다. 강성형 감독은 마틴과 이강원을 교체하며 코트 안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했다. 게다가 레프트 자원에 여러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순 없었다.
왜 ‘하나’가 되지 못했을까? 배구는 팀 스포츠이다. 한 사람이 뛰어나다고 해도 공을 터치할 수 있는 3회에 모두 관여할 수 없다. 즉, 누군가는 받아주고 다른 이는 올려줘야지 득점할 수 있다. 또, 공을 잡지 않는 사람도 다른 수비위치를 잡아주거나 “아웃, 인, 터치, 힘내, 잘했어!” 등 소리를 내주며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팬들은 KB 손해보험 배구단을 이해하고 사랑한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만을 원하지 않는다. 지더라도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KB 손해보험 배구단만의 일관된 색깔을 보여주고 악착같이 경기하는 모습을 원한다.
아직 경기는 남아있다. 남은 경기, 진정 프로의 모습으로 한 팀이 되어 연습해 온 KB 손해보험 배구단의 색깔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 : KB스타즈 배구단 이원주
사진 : KB스타즈 배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