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화요일 저녁 7시,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구미 박정희 체육관은 배구 열기로 뜨거웠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을 수놓은 노란 물결은 지난 1년 간 팬들이 V리그 개막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느낄 수 있었다. 유치원 하교 길에 부모님과 함께한 아이들부터 넥타이를 멘 중년의 회사원까지, 나이와 성별은 달라도 KB 스타즈 배구단을 응원하는 마음은 같았다.
홈 개막 경기는 지난 시즌 챔피언 OK 저축은행과의 경기였다. 초반 1, 2 세트는 OK 저축은행의 무서운 기세가 이어졌다. 상대의 강력한 스파이크나 블로킹 보다 무서운 것은 범실이라는 내부의 적이었다. 동점과 역전의 발판에서 이어지는 연속 범실은 체육관을 찾아준 팬들의 응원하는 마음에 찬물을 끼얹졌다. 강성형 감독은 이어진 3세트 마틴을 빼고 이강원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이강원은 용병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KB 스타즈의 저력을 보여주었으나 결과는 3:0 패배.
그래도 마지막까지 승리를 열망하는 노란 파도는 선수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듯 했다. 뜨거운 응원에 선수들은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직 고개를 숙이기엔 너무 이르다. 36경기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의 고작 한 경기가 지났을 뿐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듯, 선수단은 혹독한 겨울을 나기위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오는 일요일 우리카드와의 홈경기가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다. 거센 노란 파도와 함께 KB스타즈 배구단의 역사에 남겨질 첫 승을 신고하길 기대한다.
글 = 챌린저7기 이원주
사진 = KB손해보험 스타즈 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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