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11번 찍으면 넘어간다. KB 손해보험 배구단은 지난 10경기 승리라는 나무에 열심히 도끼질 했지만 나무에는 흠집만 무성했다. 나무를 넘어뜨리는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던 것. 하지만 2015년 11월 28일 인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마지막 한 방은 적중했다.
강성형 감독의 인터뷰 내용 중 “2세트만 되면 귀신이 쓰인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22-20 2점차 불안한 리드에서 에이스 김요한의 서브득점은 그 야말로 귀신을 내쫓는 ‘한 방’으로 2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후 계속되는 김요한과 마틴의 안정된 쌍포의 활약은 41일 만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11번째 도끼질에서 지칠 법도 했지만 무엇보다 집중력이 빛났다. 특히, 부용찬과 손현종의 수비 집중력은 대한항공의 ‘한 방’을 무력화하며 승리를 지켜내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리베로 부용찬은 총 11개의 디그 시도 중 11개 모두를 성공시켰고 손현종은 리시브 성공률 평균 55%보다 훨씬 높은 70%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선수단은 경기장 밖에서도 연패를 끊기 위해서 노력했다. 핸드폰을 수거하여 훈련이 끝나는 야간에 돌려받는 등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했다. 게다가 라운드간 제법 긴 휴식 기간에도 외박을 반납하면서까지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가 바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나타났다.
경기 직 후 강성형 감독의 인터뷰 중 “연패가 오히려 선수들에게 약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을 전했다. 연패의 무서움과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선수들은 몸소 배웠다. 10번 찍어서 나무가 넘어가지 않으면 11번, 12번 찍으면 된다. 넘어가지 않는다고 포기해 버린다면 영원한 패자로 기억될 뿐이다.
글 : KB배구단 챌린저7기 이원주
사진 : KB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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