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키가 가장 작은 부용찬을 ‘작은 거인’이라고 부른다. 키는 가장 작지만 코트에서 그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거인이다.
유일하게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는 오히려 주목받지 못한다. 화려하게 득점을 하는 선수들의 이름이 더 외쳐질 때가 있다. 그래도 자신이 주목받기 보다는 팀이 이기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부용찬은 자신의 몸보다 팀의 승리를 우선으로 하는 선수이다. 몸을 날려 수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공격수처럼 발목 감싸는 배구화를 신는 것이 부상방지에 좋지 않느냐” 물었다. 그런 걱정보다 “발목을 감싸지 않는 배구화가 더 가볍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리시브를 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대답했다.
그런 그가 12월 20일 삼성화재와의 경기 후 유니폼에 얼굴을 묻었다. 5세트 긴 듀스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날이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라 생각했지만 생각과 다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한동안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아왔던 마음은 터져버렸다. 멀리서부터 응원와준 팬들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은 응원석을 지키면서 고개 들지 못하는 그의 곁을 지켜주었고, 그렇게 작은 거인의 방패가 되어주었다.
글 = KB스타즈 챌린저 이효빈
영상제작 = KB스타즈 챌린저 이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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