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KOVO컵 결승전에서 아쉽게 쓴맛을 봐야 했던 KB손해보험 선수들이 또다시 V리그 개막전 상대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하현용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경기 이탈로 인해 걱정스러웠지만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이수황 선수의 속공 득점, 깔끔한 서브와 센터 출신 우드리스 선수의 센터 안쪽으로 파고드는 공격 덕분에 그 걱정을 한숨 덜었습니다. 권영민 세터와의 훌륭한 호흡으로 일궈내는 득점 하나하나는 이수황 선수도 주전으로서의 문제점이 없다는 하나의 무력시위를 보는 듯했습니다.
윙리시버의 자리는 황두연 선수가 100% 그 이상으로 메꿔주는 듯 했는데요, 엄청난 양의 리시브를 받으면서도 성공률은 거의 완벽에 가까워 수비 라인을 단단하게 받쳐주었습니다. 또한 대학 서브왕 출신답게 코트 구석구석 정확하게 때리는 서브로 상대방을 곤란스럽게 하는데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황두연 선수가 지배했다고 볼 정도로 훌륭한 경기력을 과시했었습니다.
이번 시즌 트라이아웃 2순위로 새로 들어온 용병인 우드리스 선수도 서브에이스 2개를 섞어 높은 타점을 활용한 공격으로 수월하게 점수를 낼 수 있었습니다. 중앙으로 파고드는 공격으로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씻어 주었는데요, 원래 센터 출신인 선수입니다! 앞으로 라이트뿐만이 아닌 다양한 코스에서의, 다채로운 공격을 기대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2세트를 꼽을 수 있는데요, 1세트 이기는 상황에서 역전당해 세트를 내준 우리 팀은 2세트에서 그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분위기가 쳐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양준식 선수가 코트에 새로이 올라온 이후 멈추지 않는 서브와 선수들의 끈끈한 집중력으로 동점까지, 이강원 선수가 김요한 선수를 대신해 코트를 여러 번 강타하는 덕분에 역전승을 일궈내고,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코트 맨 가장자리를 때린 이강원 선수의 플로터 서브도 2세트 승리의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네요.
이렇게 주전 선수들을 대신해서 백업 선수들이 자신의 투혼을 보이고 분전하였지만, 범실 싸움에서 밀려 다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즌들과 달리 뒤쳐진다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어 역전까지 할 수 있다는 근성을 보여주었기에 이번 시즌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는 걸 볼 수 있었던 개막전이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심판, 경기운영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었습니다. 선수들이 피땀 흘렸던 순간이 헛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KB스타즈 배구단 공식 지정병원인 "서울JS병원" 임직원 일동이 선수들의 활약에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장면]
글 : KB스타즈 챌린저 8기 김태완
사진 : KB스타즈 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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